인간으로서의 상담자1
CGCI , 등록일 : , 조회 : 1,362

인간으로서의 상담자의 길 걷기1.

상담을 공부하는 학생으로 살아온 지 25년, 상담자로 인생을 살아온 지가 어느 덧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처음에 상담에 접할 때 무슨 마력에 끌리듯이 내 자신을 들여다보는 즐거움, 길을 찾았다는 발견에의 기쁨, 수업시간마다 계속되는 불편함과 긴장감 등등. 그렇게 석사박사과정, 인턴쉽 과정을 마치고, 가장 힘들고 고된 인생의 밑바닥에서 정신분석에 빠져서 살아가던 시간들. 정신적으로 환경적으로 무척이나 불안하고 두렵던 시간들을 뒤로하고 어느 덧 외적으로 보기에는 내가 바라고 원하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문가로서의 삶은 사실 내가 바라고 원했던 생활은 아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도 모르는 과정을 통해서 나에게 주어진 ‘만남’이었다. 이 만남을 통해서 수백의 사람들과 함께 웃고 울고 괴로워하고 즐거워하면서 세월을 보내온 것 같다. 내담자들과 만남은 큰 기쁨인 동시에 큰 아픔이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죽음이라고 하는 손님이 나를 찾아왔고, 그 분과 어려운 시간을 잘 보내다가 여기에 서있다. 내가 살아온 전문가로서의 삶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그것을 살아내기 까지 너무도 포기하고 내려놓은 것들이 많았던 것 같다.

‘마음과 영혼의 동반자’ ‘영혼의 의사’ ‘상처입은 치유자’... 이와 같은 말들은 너무도 나에게 감동과 뜨거움을 가져다주었지만, 실제의 생활 속에서 그것을 살아낸다고 하는 것은 너무도 고되고 힘든 생활을 가져다주었다. 어느덧 나의 생활 나의 시간은 없어지고, 타인의 생활 타인의 문제가 나의 시간과 삶을 채우게 되었다. 이제 나의 육신은 지쳐가고 나의 영혼은 생기를 잃어가고 의욕으로 충만해있던 나의 인생은 고갈되어간다는 것을 느낀다.

노는 것을 죄악시하며 살았던 나의 인생, 여행을 하나의 사치로 여겼던 내가 ‘인생에서는 버릴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하는 소박한 가르침에 순종하고 있다. 그러나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하고자하니 어색하고, 인터넷에서 선배들이 남겨놓은 흔적을 뒤적거리기도 하고....얼마 전 어니 J. 젤린스키가 쓴「느리게 사는 즐거움」을 들추어보기도 한다. 늘 가는 식당만 가는 나, 늘 가던 길만 가던 나, 늘 만나는 사람만 만나는 나, 늘 하는 생각만 하는 나. 집에서는 책임감있고 성실하다고 하지만, 언젠가부터 그것은 나를 더욱 힘들게 만드는 말이 되고 말았다.

젤린스키가 쓴 글이 생각난다. “인생은 불가사의하고 예측할 수없는 현상의 연속이다. 애써 그 비밀을 알려하지 말고 그것을 즐기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라. 인생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서 그것은 완전히 이해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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